야누스의 유가 예측! 어떤 기사를 믿어야 하나?
경제신문을 읽다 보면 가끔 분통 터지는 일이 생깁니다. 같은 주제에 대해 어제는 부정적인 기사를, 오늘은 긍정적인 기사가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개의치 않았지만 요즘에는 그런 기사들이 눈에 들어오면 전날 신문을 꺼내들어 비교해가며 읽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며칠전부터는 '내가 왜 이런 비생산적인 행동을 반복해야할까?'하는 의구심에 사로 잡혔습니다. 신문은 FACT, 사실을 기반으로 작성하는 정보글입니다. 신문을 보는 사람들은 일일이 정보에 접근하는 번거로움을 더는 대신, 구독료를 지불함으로써 편리하게 정보를 얻는것이죠. 물론, 그 바탕에는 정보 또는 기사가 FACT에 근거해 작성되었다는 보이지 않는 '신뢰'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와 사실을 전달하는 신문
그러나 최근 모신문이 보여주는 기사는 구독자로 하여금 '어쩌라는건지?' 물음표를 던져줍니다. 마치 B급영화의 오픈엔딩처럼 말이죠. 최근 사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국제유가에 대한 엇갈린 예측 기사입니다.
"국제유가 바닥 찍었나? 정유주 저가 매수 유입" <B>
두개의 기사를 확인하셨나요? A기사는 2014년 10월 18일에 작성 되었고, B기사는 2014년 10월 20일에 작성된 것입니다. 국제유가하락으로 암울한 A기사가 나온지 2일만에 장미빛의 B기사가 등장했습니다. 물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예측치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에는 무리가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을 균형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굳이 일자별로 나누어 낼 필요가 있었을까요? 차라리 같은 지면에 서로 다른 전망을 게재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덧붙여, 가장 비판하고 싶은점은 클릭유도를 높이기 위한 자극적인 제목선정입니다. 정유, 건설주의 실적악화라는 대내적 상황과 유가하락이라는 대외적 상황으로 주가하락 국면에 접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B의 기사는 반짝 반등을 가지고 저가 매수가 유입이라 일컬으며, 더 나아가 국제유가 바닥 찍었나?라는 확대해석을 합니다. 이는 구독자로 하여금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사항입니다.
@고대 로마의 신 야누스의 두 얼굴
우크라이나 사태, 이라크 IS 사태로 인해 유가 상승 요인이 분명히 있지만,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대에 있습니다. G1을 자처하며 이라크 IS소탕에 돌입한 미국이 IS의 돈줄이 되는 국제유가를 상승시킬 이유는 없습니다. 전략적 차원에서라도 국제유가 하락에 치중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양적완화를 통해 겨우 살려놓은 경제회복의 불씨를 유가상승에 발목을 잡힐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유러존의 상황은 어떤가요? 유럽의 성장엔진이라 불렸던 독일마저 산업생산량이 감소하며 경고등이 들어왔고 유로존의 악화된 경제상황으로는 원유 소비는 당분간 늘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성장률 둔화로 인한 원유 소비감소도 유가가 하락추세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셈이죠.
국제 정세를 조금만 눈여겨 봐도 알 수 있는 FACT에 "국제유가 바닥 찍었나"라는 시기상조적인 제목과 내용.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신문의 FACT를 FACT라 믿지 못하고...이런 상황이 꼭 발생해야하나요? 구독자들이 진정으로 신문에 원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사실을 똑바로 전달 받는 것이죠. 이런 손바닥 뒤집듯 휙휙 변하는 기사와 편집방향을 보면, 답답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야누스의 유가 예측! 어떤 기사를 믿어야 하나?
Posted by GON